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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157㎞·154㎞ 쾅쾅!' 문동주-김서현 동반 성공, 한화도 웃었다

한화 이글스가 문동주(20)-김서현(19) 두 광속구 영건의 활약에 힘입어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한화는 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6-2로 승리, 3연승을 달렸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승률 0.333(9승 18패 1무)를 기록하며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투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문동주가 5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은 가운데, 김서현, 김범수, 정우람, 강재민, 박상원으로 이어진 필승조가 나머지 4이닝을 비자책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5이닝 동안 86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 문동주는 지난 4월 6일 삼성전 승리(5이닝 무실점) 이후 4경기 만에 시즌 2승을 수확했다. 최근 세 경기에서 잘 던지고도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며 승리를 챙기지 못한 문동주는 이날 모처럼 타선의 5득점 지원을 받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KBO리그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이날 문동주의 최고 구속은 157㎞/h까지 찍혔다. 문동주는 1회 선두타자 볼넷과 내야 안타 및 적시타로 실점하며 흔들렸으나, 이후 4이닝을 안정적으로 막으며 승리투수 요건을 달성했다. 6회엔 문동주의 뒤를 이어 김서현이 올랐다. 김서현도 선두타자 조용호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알포드와 강백호 중심타선을 연속 삼진으로 막아내며 안정을 찾았다. 이후 문상철까지 3구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이닝을 마무리, 제 역할을 다했다. 이날 김서현의 최고 구속은 154㎞/h가 나왔다. 두 선수의 동반 출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18일 시범경기 키움 히어로즈전에 동반 출격해 팀의 대승(10-2)을 이끌었던 두 선수는 4월 30일 대전 NC 다이노스전에선 6과 3분의 2이닝 동안 4실점(문동주 6이닝 4실점)하며 부진했다. 하지만 일주일 뒤인 7일 대전 KT전에선 두 선수가 6이닝을 무실점으로 합작하면서 팀의 미래를 밝혔다. 한화는 0-1로 끌려가던 3회 말 선두타자 이진영, 오선진의 연속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 3루에서 유로결의 희생플라이와 노시환의 2타점 적시타로 3-1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4회엔 이진영과 오선진, 유로결이 3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2점을 더 올리면서 쐐기를 박았다. KT는 이날 패배로 3연패 수렁에 빠지며 시즌 17패(8승 2무)를 기록, 승률 0.320으로 순위가 추락했다. KT는 2019년 5월 이후 4년 만에 최하위 수모를 맞았다. 윤승재 기자 2023.05.07 17:19
프로야구

[IS 포커스] KBO 통합 데이터 사업은 왜 통합되지 못했을까

한국판 '베이스볼 서번트'는 도대체 언제쯤 실현될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6월 트래킹 데이터 통합 시스템 사업자 선정을 진행했다. 메이저리그(MLB)가 사용하는 공식 기기 호크아이를 비롯해 그 전 단계에서 썼던 트랙맨, 현 KBO 공식 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가 활용하는 PTS 등이 경쟁했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건 트랙맨이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나도록 협상의 결론이 나지 않았다. 게다가 KIA 타이거즈는 참여하지 않은 9개 구단만 트랙맨과 계약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문제다. 최신 기술이자 MLB 공인 시스템인 호크아이가 선정되지 않은 것에도 물음표가 따른다. 먼저 호크아이가 선정되지 않은 데에는 국내 총판 업체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작용했다. A구단 관계자는 "호크아이 측은 사실상 1인이 운영하는 국내 업체다. 경기 정보 프로그램, 해외리그와의 데이터 교류, 구장별 구조 기초 조사도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입찰에 참여했다"고 비판했다. B구단 관계자는 "선정 직전까지 과반수 구단이 호크아이를 선호했는데 최종 PT(프레젠테이션)에서 국내 업체가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또 최종 PT 한달 전 구단 측에서 2군 구장에 기기 설치 여부를 질문했다. 그런데 최종 평가일까지 호크아이 측은 단 한 개 구장도 실사하지 않았고, 구글 지도상 (설치 여부를) 확인했다는 답변만 남겼다"고 전했다. C구단 관계자는 트랙맨 선정의 이유로 적은 기술력 차이와 비용을 꼽았다. "MLB를 자주 접해본 이라면 트랙맨에서 호크아이로 바뀌어도 스탯캐스트 수치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정확도 자체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대신 호크아이는 야수 움직임, 배트 트래킹(스윙 스피드 측정) 등 다양한 옵션이 있다"면서도 "고사양 옵션이라 비용이 더 많이 요구된다. 광주구장을 제외한 8개 구장 및 2군 구장에 설치비도 고려해야 했다"고 말했다. 호크아이를 사용하고 있는 국내 구단은 현재 KIA뿐이다. 지난 1월 호크아이와 장기계약을 맺은 KIA는 트랙맨과 계약하는 통합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랙맨은 지난 2018년부터 국내 구단에 도입됐지만, KIA는 플라이트스코프, 호크아이, PTS(투구추적시스템) 등 타 시스템을 사용해왔다. KIA 관계자는 "플라이트스코프는 트랙맨과 똑같이 레이더 기반이지만 정확도가 크게 차이 나지 않아 계약했다고 들었다"며 "호크아이는 광학 카메라를 사용해 장점이 훨씬 많고, 수비와 주루도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 계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플라이트스코프는 KIA가 독점적으로 사용했던 기기가 아니다. 당시 많은 홍보가 이뤄졌고 타 구단도 사용했으나, 정확도가 떨어져 포기한 사례도 있다. 야구 데이터의 핵심은 샘플 사이즈인데 KIA는 홈구장 데이터만 사용할 수 있다. KIA 선수들의 데이터가 적은 건 물론 1년에 8경기만 방문하는 원정 팀의 데이터는 극소수만 수집할 수 있다. KIA는 이 부분도 감수하고 있다. KIA 관계자는 "원천 데이터(raw data)가 더 많이 축적될수록 통계가 정확해진다. 그런데 우리는 (리그 720경기 중) 홈 72경기만 사용한다. 데이터가 제한적이라 불리한 점은 있다"면서도 "현장에서 원하는 양질의 영상 기반 데이터를 뽑을 수 있어서 나쁘지는 않다"고 답했다. 통합 데이터 사업에 참여하는 구단들 입장에서는 KIA의 움직임이 불만이다. KIA가 리그 차원 논의에서 벗어나 행동하면서 통합 사업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A구단 관계자는 "통합 시스템 논의를 깊게 나눴던 건 2021년 말이다. 그런데 KIA는 그 후 독단적으로 호크아이와 장기계약을 맺었다. KBO도 이를 나중에야 확인했다"며 "KIA를 제외하면 통합 시스템을 공식 기록으로 삼기 어려워진다. KIA가 호크아이 측정 데이터를 공유해줘야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B구단 관계자도 "미참여 구단이 있으면 로 데이터 공개가 어려울 것 같다. 1개 구단이 공개하지 않으면 다른 9개 구단이 공개에 동의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C구단 관계자는 "박병호(KT 위즈)의 타구 데이터 기반 기대 타율(xAVG)을 구한다고 가정해보자. 광주 구장 데이터를 빼고 계산해야 한다. 광주 경기에서 박병호가 친 안타는 무조건 100% 안타가 되는 타구로 처리하고, 안타가 되지 않은 타구는 안타 확률 0%로 처리해야 한다. 일반 기록을 측정 데이터마냥 가져다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KIA 관계자는 "호크아이와 계약한 건 통합 데이터 사업 이야기가 구단에 전해지기 전이었다. 그전까지 KBO에서 통합 데이터 사업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전에 나눴던 논의들은 공식적인 것이 아니었기에 결정했다는 해명이다. 향후 사업 참여에 대해서도 "KBO에서 아직 공식적으로 문의가 온 건 없다. 구체적인 요청이 와야 (데이터 제공에 대해)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KBO 관계자는 "아직은 협상이 난항 중"이라고 전했다. B구단 관계자는 "KBO가 2일까지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벌써 지나갔다. 2023년도 예산을 다 짜 놨는데 엎어질 수도 있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했다. 트랙맨 총판을 맡은 스포티스틱스 관계자는 "내년 실행을 목표로 계속 협상 중이다. 금주 내로 결론짓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2.07 07:18
야구

나이를 잊은 몰리나…’60년 만에 세운 진기록’

세인트루이스 주전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39)가 연타석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몰리나는 18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와 경기에서 4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2홈런 2루타 1) 2득점 4타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몰리나는 이날 연타석 홈런을 치면서 3회와 4회 각각 데용과 아레나도와 백투백 홈런을 기록해 팀이 승기를 가져오는 데 일조했다. 그야말로 나이를 잊은 활약이다. 1982년생인 몰리나는 올해 한국 나이로 마흔인 베테랑이다. 함께 데뷔한 선수 중 이미 은퇴를 선택한 이들도 여럿이다. 더군다나 선수 생명이 짧다는 포수임에도 공수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에는 시즌 초반 나이를 잊은 활약으로 타율 0.340 장타율 0.660 OPS 1.045로 4번 타자에 걸맞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젊은 후배들 못지않은 활약에 세인트루이스 구단도 SNS를 통해 “속보: 우리가 젊음의 샘을 찾아냈다”라고 기뻐했다. 대기록을 세우는 중인 몰리나는 이날도 기록 하나를 추가했다. 이날 몰리나가 기록한 두 개의 백투백 홈런은 팀 역사상 60여 년 만에 일어난 사건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의 세인트루이스 담당 기자 재커리 실버는 “스포츠 기록업체 엘리아스 스포츠에 따르면 최소 60년 동안 한 경기 두 개의 백투백 홈런에 참여한 세인트루이스 선수가 없었다”라고 전했다. 이날 3안타를 추가하면서 어느덧 통산 안타도 2,017개에 이르렀다. MLB 역대 포수 중 16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올 시즌에는 포수 출장 2,000경기의 대기록도 세우며 통산 5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 시즌 종료 후 FA를 취득했던 몰리나는 1년 계약으로 친정팀 잔류를 선택했다. 2004년 데뷔 이후 한 번도 이적하지 않고 세인트루이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은퇴를 여러 차례 고민했지만, 기량이 여전한 덕이다. 기량이 유지된다면 대기록도 계속될 전망이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4.18 11:57
야구

그래픽으로 한눈에 보는 '프로야구 퍼펙트가이드 2020' 출간

'프로야구 퍼펙트가이드 2020'이 출간됐다. 이 책은 야구 전문가 박노준 안양대 총장을 대표 저자로 장원구 스페셜원 편집장, 김정준 SBS스포츠 해설위원, 장강훈 스포츠서울 야구팀장, 배지헌 MBC스포츠+ 기자, 웹툰 작가 익뚜 등 6명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출판사에 따르면, 퍼펙트가이드는 KBO 리그 공식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로부터 모든 자료를 단독으로 제공 받아 만들었다. 또 그래픽을 대폭 강화해 '읽는' 스카우팅리포트에서 '보는' 스카우팅리포트를 추구했다. 10개 구단 선수 총 420명의 상세 리포트가 실려 있다. 각 팀별로 1군 예상 선수 26명과 2군 예상 선수 16명으로 이뤄진 42명이 포함됐다. 투수는 가장 많이 구사하는 구종 4개에 대한 좌-우 타자 피칭존을 따로 만들었다. 또 투수들의 구종 구사율 및 스피드, 릴리스포인트, 무브먼트 등 스포츠투아이에서만 측정할 수 있는 PTS 시스템 정보를 그대로 옮겨놓았다. 타자는 패스트볼(포심, 투심, 싱커, 커터), 브레이킹볼(슬라이더, 커브), 오프스피드피치(체인지업, 포크볼, 스플리터) 등 각 구종 별로 어느 코스에서 강하고 약한지 디테일한 핫&콜드 존을 장착했다. 여기에 라인드라이브, 땅볼, 뜬공, 홈런 등 타구 질에 따른 발사각 및 발사 속도를 싣고 각 코스별 스윙 빈도와 스윙시 콘택트율을 그래픽으로 처리했다. 올해는 포수의 인사이드워크도 게재했다. 볼카운트별로 어떤 구종을 투수에게 주문했는지, 좌-우 타자를 상대로 어느 코스로 볼을 많이 유도했는지 그래픽을 통해 한눈에 알 수 있게 했다. 출판사 측은 "인사이드워크는 국내 야구 서적 사상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풍성한 칼럼도 담겼다. 가장 눈에 띄는 주제는 한국 야구 사상 가장 큰 족적을 남긴 투수 4인(최동원, 선동열, 박찬호, 류현진) 비교분석이다. 이들의 포심패스트볼 구위, 세컨드피치 밸류, 제구력 등을 비교해보고 누가 역대 한국 최고의 투수인지 가렸다. 또 올해 프로야구 판도 및 개인상 예상, 올해 프로야구에서 달라지는 것, 도쿄올림픽 예상, 한국인 메이저리거 예상 등도 수록됐다. 배영은 기자 2020.03.13 12:28
야구

'시속 151㎞' 조상우, 복귀전 1이닝 삼자범퇴로 건재 확인

키움 강속구 투수 조상우(25)가 복귀 첫 등판에서 건재를 확인했다. 조상우는 16일 고척 삼성전에서 팀이 2-0으로 앞선 6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다. 첫 타자 박찬도를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고, 다음 타자 김상수와 박해민을 각각 우익수 플라이와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세 타자를 처리하는 데 필요했던 투구 수는 단 8개. KBO 공식 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 측정 기준으로 직구 최고 시속 151㎞를 찍었다. 키움 소방수로 활약하던 조상우는 이날 경기를 하루 앞두고 35일 만에 1군에 복귀했다. 개막 이후 23경기에서 18세이브를 올리면서 승승장구했지만, 지난달 8일 두산전 이후 오른쪽 어깨 후방 근육이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아 한 달 여 동안 치료와 회복에 힘썼다. 조상우가 자리를 비운 사이 베테랑 왼손 투수 오주원이 소방수 배턴을 이어 받아 14경기 1승 무패 12세이브에 평균자책점 0으로 맹활약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조상우의 복귀와 관련해 "현재 오주원의 페이스가 좋기 때문에 조상우에게 곧바로 마무리 투수를 다시 맡길 생각은 없다"며 "당분간은 경기 중반 중요한 타이밍에 상대 흐름을 끊기 위해 투입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조상우의 역할을 '8~9회 등판하는 마지막 투수'로만 한정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따라서 조상우는 이날 선발 투수 김선기의 뒤를 잇는 두 번째 투수로 일찌감치 마운드에 등장했고, 세 타자를 일사천리로 아웃시키면서 실전 점검을 완벽하게 마쳤다. 2위 두산을 턱 밑까지 쫓아간 키움 입장에선 눈앞에서 확인한 조상우의 건재가 든든하기만 하다. 고척=배영은 기자 2019.07.16 20:37
야구

'AI시대' 프로야구에도 '로봇기자' 등장

프로야구에도 '로봇기자'가 곧 등장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0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KBO 퓨처스리그(2군리그) 로봇기사' 사업 설명회를 열었다. KBO는 올 초 퓨처스리그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로봇기사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달 로봇기사 사업자 선정 공개 입찰 공고를 냈고, 지원 업체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이날 설명회를 가졌다. 이번 입찰을 통해 선정되는 업체는 퓨처스리그 경기 관련 기사를 자동으로 생산하는 로봇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그에 맞는 데이터 입력 및 관리, 기사 생산 등을 담당하게 된다. KBO는 오는 7월 올스타전 휴식기까지 업체를 선정한 후, 후반기부터 시범적으로 로봇이 쓴 퓨처스리그 기사를 작성해 배포할 예정이다. 로봇이 야구 기사를 쓰는 시도는 종종 있었다. AP통신은 2016년 마이너리그 기사를 로봇이 작성하도록 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5년 서울대 이준환 교수팀이 만든 프로야구 뉴스로봇이 있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로봇이 쓴 기사가 2016년까지 올라와 있다또 대구일보는 로봇기자인 '에이프'를 개발해 2017년 한국시리즈부터 기사를 쓰고 있다. 하지만 프로야구를 운영하는 사무국이 직접 로봇 기사를 만드는 건 처음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 등에서도 아직 시도되지 않았다. 남정연 KBO 홍보팀장은 "퓨처스리그는 기존의 미디어 취재가 거의 없다. 화제 기록이 나와도 기사가 없어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또 팬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야구 기록을 단순 수치로 보여주기 보다는 기사형태고 제공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많아 로봇기자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스포츠 로봇 기자 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곳은 통신사 연합뉴스가 개발한 '사커봇'이다. 5명 정도가 투입돼 수천만 원을 들여 개발됐다. 사커봇은 지난해 7월부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전 경기를 기사화 하고 있다. 로봇기자가 데이터 수입부터 최종 기사 작성까지 기사제작의 전 과정을 혼자 처리한다. 기사가 제대로 게재되고 있는지 모니터링을 하는 담당자 한 명만 필요하다. 기사는 종료 후 1~2초만에 게재된다. 사커봇이 성공을 거두면서 연합뉴스는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 때는 '올림픽봇'을 만들었다. 이처럼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으로 작성되는 기사나 이와 연관된 저널리즘을 '로봇 저널리즘'이라고 한다. 인터넷상에서 각종 정보를 수입하고 정리한 뒤 알고리즘을 통해 이를 분류하고 의미를 해석해 기사를 작성한다. 동시에 여러 경기가 열려 단시간에 대량으로 스트레이트 기사를 작성해야 하는 프로스포츠 정규리그나 국제대회에는 유용한 시스템이다. 그 중에서도 '기록 스포츠'인 야구는 로봇기자가 쓰기 좋은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히려 기록이 너무 많아서 적절한 알고리즘을 개발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한다. 사커봇 담당자인 연합뉴스 미래전략실 서명덕 기자는 "야구는 로봇이 쓰면 오히려 나열식이 되는 경우가 많다. 1회부터 9회까지 매 이닝별로 서술해 주는 식이라 지루한 기사로 작성되는 편"이라며 "그날 경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부각하는 기사를 작성하게 하려면 알고리즘이 더욱 고도화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날 설명회에 참가한 업체들의 화두는 '데이터 수집'이었다. 현재 퓨처스리그는 기록원이 기록지를 작성하면, 경기 후 KBO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서 컴퓨터에 기록을 입력해 데이터베이스화 한다. 즉 경기 기록이 AI에 전달되기까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사커봇의 경우 AI가 경기 기록을 스스로 찾아 정리하기 때문에 빠르게 기사를 작성할 수 있다. 이날 설명회가 참석한 한 관계자는 "경기 종료 후 기사작성을 시작해 웹사이트에 게재하기 까지 3초의 시간은 너무 촉박하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05.12 09:28
야구

[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SK 최정, 그의 홈런은 특별한 비행을 한다

꾸준하고 완벽하다. SK 간판타자 최정(30)의 홈런에는 특별함이 있다.최정은 10일까지 리그 홈런 단독 1위다. 38홈런을 때려내 2위 김재환(두산)을 8개 차이로 앞서 있다. 현재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51홈런으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그는 지난해 40홈런으로 에릭 테임즈(현 밀워키)와 공동 홈런왕을 차지했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었다. 그 홈런 수를 올해 뛰어넘는 건 기정사실이다. 관심사는 KBO 리그 역대 6번(이승엽 2회·박병호 2회·심정수)째이자 2015년 박병호(당시 넥센·53개)에 이어 2년 만에 '시즌 50홈런'을 넘을 수 있느냐다. 그만큼 독보적이다.최정의 홈런이 인상적인 건 '과정'이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가 분석한 최정의 올 시즌 홈런 평균 발사각(Launch angle)은 30.9도다. 물리학자인 로버트 어데어 교수는 저서 '야구의 물리학'에서 35도를 이상적 홈런 각도로 정의했다. 하지만 25~35도가 홈런이 나올 수 있는 최적화된 발사각이라는 게 야구계 정설이다.지난 6월 워싱턴 포스트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홈런이 가장 많이 나오는 발사각은 스윗 스폿(Sweet spot)에 맞았다는 가정 하에 25~35도였다. 2015년부터 도입된 메이저리그 스탯캐스트 시스템도 비슷한 답변을 내놓고 있다. 최정은 최근 4년 동안 꾸준하게 30.9~34.5도 사이에서 홈런 발사각을 형성하고 있다. 변함이 없다. 중요한 건 추진력이다. 홈런은 발사각만 갖췄다고 나오는 게 아니다. 타구 스피드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평범한 뜬공으로 물러난다. 시속 95마일(152.9㎞) 이상의 타구 속도(Exit velocity)가 더해져야 타구가 담장 밖으로 넘어간다. 안정된 발사각을 갖췄다면 더 강하게 타구를 날릴수록 홈런의 확률은 높아진다. 세이버메트리션 톰 탱고는 '배럴(Barrel)'이라는 이상적 타구 지표를 만들어냈고, 그 조건으로 발사각 26~30도와 타구 속도 98마일(157.7㎞) 이상을 제시했다. 최정은 2014년을 기점으로 서서히 홈런 발사각을 30도에 맞추면서 시속 158㎞ 이상의 타구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최적화된 홈런타자인 셈이다.급격하게 늘어난 홈런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2014년 14개였던 홈런이 2015년 17개, 2016년 40개까지 증가했다. 잔부상에 시달렸던 2014~2015년에는 연평균 81.5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하지만 타석당 홈런수를 감안해도 최근 4년 동안 홈런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 기간 동안 배트(무게 900g·길이 34인치)를 교체하지도 않았다. 발사각과 타구 속도도 이상적인 수치 안에서 꾸준하게 유지됐다. 최정은 "타격 포인트를 과거보다 앞 쪽에 두면서 폴로스루를 끝까지 길게 끌고 나가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며 "땅볼보다는 뜬공을 치겠다는 생각으로 타격을 하는 게 복합적으로 작용해 큰 타구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경배 SK 타격코치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중점을 두면서 힘이 좋아졌다. 여기에 타격시 공을 밀고 나가는 능력도 나아졌다. 배트에 공이 맞는 면적도 넓다"고 설명했다. 같은 홈런이어도 타구의 질이 향상됐다는 의미다. 최정은 홈런이 아닌 타구 자체에서도 자신만의 타격 스타일을 고수한다.지난해 볼티모어를 팀 홈런 1위로 이끈 스캇 쿨바 타격코치는 최근 덴버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발사각에 따라 어떤 걸 바꾸라고 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각자 최선의 스윙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체구가 작거나 스피드가 있는 선수는 높은 발사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타자에 맞는 타격 스타일이 따로 있고, 최정은 그 방향을 잘 찾아서 가는 중이다. 정 코치는 최정에 대해 "타고난 타자다. 힘과 기술을 모두 갖췄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가 때리는 홈런은 그만큼 특별한 비행을 한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7.08.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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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공식기록업체에 특혜성 계약했다 철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프로야구 구장에 트랙킹시스템을 설치할 때 허가를 받도록 하며, 검증을 특정 업체에게 맡기는 계약을 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KBO는 해당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했다.트랙킹시스템은 투구와 타구의 궤적을 추적하는 시스템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운영 중인 피치f/x, 스탯캐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외국 시스템을 들여와 상용화하는 업체들이 있다. 프로야구 경기를 중계하는 방송사들은 시스템을 구매하거나 자체 개발해 스트라이크존 그래픽 등에 활용한다. 범위를 넓히자면 스카우트들이 사용하는 스피드건도 트래킹시스템에 속한다.KBO는 올해 공인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와 계약 갱신을 하면서 '스포츠투아이를 트랙킹시스템 검증 업체로 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KBO 관계자는 “스포츠투아이의 검증을 통과하면 KBO가 설치 허가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스포츠투아이는 미국 스포츠비전사의 PTS 시스템을 수입해 KBO리그 구장에 설치·운영하고 있다. 여기에서 얻어진 데이터를 구단과 방송사 등에 판매한다. 프로야구 행정을 책임지는 KBO가 특정 사안에 대해 인허가권을 행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 권한은 회원사인 구단들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다. KBO는 트랙킹시스템 설치 허가 문제에 대해 구단들의 동의를 받은 적이 없다. 논의한 적도 없다. 한 수도권 구단 단장은 “이사회나 실행위원회에서 안건으로 올라온 적이 없다. 정상적이라면 논의가 돼야 할 사안이다. 정상적인 일처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트랙킹시스템을 설치할 때 KBO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공시된 적도 없다. KBO와 스포츠투아이 간 계약서에만 존재하는 이상한 허가권이다. 전력 분석 용도로 트랙킹시스템 데이터를 구매하는 구단도 있다. 따라서 ‘허가권’은 회원사인 구단에도 구속력을 미친다. 그럼에도 KBO는 구단들 모르게 새로운 허가권을 만들었다.여기에 스포츠투아이는 특정 트랙킹시스템을 들여와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다. KBO는 공인구 품질 검사를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스포츠용품시험소에 의뢰하고 있다. 신뢰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트랙킹시스템은 특정 업체에 검증을 맡겼다. LG전자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품질 인증을 하는 꼴이다. 한 지방 구단 사장은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스포츠투아이는 최근 다른 시스템을 운영 중인 회사 관계자를 불러 “검증을 위해 필요하니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했다. KBO를 등에 업고 타사에 영업 비밀을 들여다보겠다는 격이다. 한 방송사 PD는 “스포츠투아이가 무슨 능력으로 검증을 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다. KBO가 트랙킹시스템 허가를 하겠다는 이유도 모르겠다”고 말했다.문제가 불거지자 KBO는 트랙킹시스템 허가와 검증 방침을 철회했다. KBO 고위 관계자는 “명백하게 잘못된 계약을 했다. 스포츠투아이와의 해당 계약을 파기하라고 지시했다”고 일간스포츠에 밝혔다. 최민규 기자 2016.08.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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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들이 말하는 '위대한 대기록', 그리고 그 후…

한국 야구는 미국과 일본에 비해 역사가 짧다. 그런 만큼 누적돼 온 기록의 무게도 상대적으로 덜하다. 하지만 올해로 35년째 동안 쌓아 올린 역사는 단지 숫자로 평가할 수 없는 가치를 갖고 있다.롯데 3루수 황재균은 최근 현역 선수 연속경기 최다 기록(618경기)을 마감했다. 자기가 친 타구에 왼 발가락을 맞는 불운을 겪었다. 그가 오랜 시간 애착을 갖던 기록이다. 하지만 팀과 자신을 위해 집착을 버렸다. 담담하게 받아 들였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그는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오기 위해 준비 중이다.기록은 끝났지만 그동안의 노력과 인내는 그의 야구 인생에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대기록에 도전했던 이들의 말을 들었다. 1014경기 연속 출전 기록의 주인공 최태원(46) 現 LG 2군 코치◇ 전설들이 말하는 자신의 대기록 최태원(46) LG 2군 코치는 1014경기 연속 출전 기록의 주인공이다. '철인'이라는 수식어에 가장 어울린다. 쌍방울과 SK를 거치며, 1995년 4월 16일 광주 해태전부터 2002년 9월 8일 현대전까지 한 경기도 빼놓지 않고 그라운드를 밟았다. 1999년 김형석(전 OB)의 역대 2위 기록(622경기)을 깬 이후 독주했다. 꾸준한 기량 유지와 철저한 몸 관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이 기록은 최 코치의 야구 인생을 대변한다. 당시론 '노장' 취급을 받던 33세에 기록을 마감했다. 순탄치는 않았다. 목 디스크, 어깨 부상을 안고 뛰기도 했다. 한국 야구에 이정표를 남기고 싶었다. 최 코치는 "2632경기 연속 출장한 메이저리그의 칼 립켄 주니어, 일본 리그 기록인 2215경기를 세운 기누가사 사치오처럼 한국 야구에도 네 자릿수 연속경기 출장 선수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혼신을 다했다"고 현역 시절을 돌아봤다. 자신의 기록을 향하던 황재균이 멈춰섰을 때도 매우 안타까워했다. 송진우(50) KBS N 스포츠 위원은 한화(전신 빙그레 포함)에서만 21시즌 동안 뛰며 672경기(3003이닝)에 등판해 210승, 2048탈심진을 기록했다. 200승, 2000탈삼진 그리고 3000이닝 돌파는 KBO리그 역사에 유일하다. 이 부문에서 역대 5위 안에 포함되는 현역 선수는 없다. 연속경기 출장 기록과 함께 당분간 깨지기 힘든 기록으로 평가된다. 송 위원이 가장 애착을 갖는 기록은 역대 최다 투구 이닝이다. 그는 "사람들은 승리에 더 가치를 두지만 나는 3000이닝을 돌파한 순간이 가장 기뻤다. 꾸준하게 많은 경기에 등판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기록이기 때문이다"며 "이뤄내기 힘들다고 생각했기에 성취감도 컸다"고 돌아봤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200승을 거둔 2006년 8월 29일 KIA전이다. 이전 네 번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챙기지 못하자 조바심도 났다. 경기 전 구단 관계자가 챙겨준 청심환을 먹고 나섰다. 송 위원은 "내 야구 인생에 첫 경험이었다"며 웃었다. 반면 탈삼진 기록에 대해선 "내게는 홀대받는 기록이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원래 탈삼진을 많이 잡는 유형의 투수가 아니었고, 많은 경기에 나선 덕분에 따라왔다는 이유다. 39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한 박종호(43) 現 LG 수비 코치박종호(43) LG 수비 코치는 12년째 깨지지 않고 있는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의 주인공이다. 2003년 8월 29일 두산전부터 2004년 4월 21일 현대전에 걸쳐 39경기 연속으로 안타를 쳤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는 2014년에 하루에 한 명씩 안타를 치는 선수를 예상해 40번 연속 맞추면 상금이 주는 '비더레전드' 프로모션을 했다. 박 코치의 39경기 연속 안타를 기념하기 위해 '40경기'를 설정했다. 2014년 두산 민병헌은 24경기, SK 이명기는 28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박 코치는 "서건창 등 타격 능력이 좋은 후배들이 이 기록을 깰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최근 구단들의 전력 분석 능력이 좋아져 쉽지 않다. 내 기록도 운이 많이 따랐고, 상대 투수들이 정면 승부를 해줬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 기록이 깨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며 솔직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박 코치에게 39경기 연속 안타 기록은 자부심이다. 그는 "내 선수 생활 전체를 대변하는 기록 같다. 꾸준하게 노력하고 끈기 있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자부한다. 연속 경기 안타도 내 야구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의미가 크다"고 힘주어 말했다. ◇ 기록 달성은 새로운 시작 대기록 달성 후엔 허탈감이 생기게 마련이다. 오랫동안 가져왔던 목표가 사라지는 건 큰 변화다. 하지만 기록을 달성한 선수들은 의외로 마음을 다잡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했다. 최태원 코치는 "기록이 깨진 날은 정말 괴로웠다. 8년 가까이 이어간 기록이다. 허탈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남은 내 야구 인생에 후회는 없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이 같은 포지션에 주전급 선수를 영입했고, 입지도 흔들렸다. 시간이 지나자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자'는 의욕이 커졌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했다. 기록을 이어갈 수 있게 도움을 준 코치,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졌다. 남은 야구 인생에서 최대한 도움이 되고자 했다. 이내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 전했다. 송진우 위원은 기록 달성의 여운이 길지 않았다고 했다. 쾌감이 1주일을 채 가지 않았다고 한다. 송 위원은 "원래 크리스마스보다 이브가 더 설레지 않는가. 기록을 향하 가는 과정은 부담도 있지만 분명 건강한 긴장감은 준다. 성취감도 크다. 하지만 달성 이후에는 금장 잊게 되더라"고 말했다. 새로운 목표 설정으로 허탈감을 극복했다. 2002년 4월 23일, 선동열 KBO 기술위원이 갖고 있던 종전 통산 개인 최다승(146승)을 넘어섰을 때부터 생긴 각오다. 송 위원은 "당시 주변 동료나 언론에서 다음 목표를 물을 때 200승을 내세웠다. 쉽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도전이겠는가. 일단 '질렀다'. 이후 삼진과 이닝 기록 목표도 그렇게 잡았다. 새로운 목표가 생기자 야구에 더 매진하게 됐다. 훈련이나 경기 때 집중력도 더욱 좋아졌다"고 돌아봤다. 박종호 코치는 기록이 깨진 뒤에도 그저 매 경기 집중하려 했다. 기록은 좋은 경기력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있었기에 따라온 결과로 생각했다. 아쉬움이 크지 않았다고 한다. 박 코치는 "당시 아시아 신기록이던 33경기(1979년 히로시마 카프의 다카하시 요시히코)는 깼다. 메이저리그의 56경기(1941년 뉴욕 양키스의 조 디마지오) 기록은 못 깨 아쉬웠다. 하지만 목표 의식이 흔들리진 않았다"고 말했다.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은 애초에 목표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좋은 경기력과 팀 승리가 우선이었다. 무안타 경기 이후에도 계속 루틴을 이어갔고 내 야구를 잘 해냈다"고 전했다. 박종호의 연속 안타행진이 깨진 하루 뒤인 4월23일 중앙일보 스포츠면 기사 ◇ 은퇴 뒤에도 이어진 대기록의 여운 대기록 달성 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현역 은퇴 이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태원 코치는 '인내'를 배웠다고 했다. 최 코치는 "재능이 있지만 성장이 더딘 선수가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될 때 좌절도 한다. 하지만 코치가 쉽게 판단하고 포기하면, 다이아몬드가 될 선수들이 원석에 그치고 만다. 코치부터가 긍정적이고 끈기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1014경기를 나서는 동안 몸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힘든 때가 있었다. 개인 기록 때문에 팀 전력이 떨어진다는 비난에 상처도 받았다. 스스로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웠다. 지금 최 코치의 일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끄는 것이다. 결국 기록 행진은 마감됐지만 이후 극복하는 과정에서 긍정의 힘을 믿게 됐다. 그가 선수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송진우 위원은 "후배들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3000이닝 돌파 경기에 대해 말했다. 2009년 4월 9일 두산전이었다. 1-6으로 뒤진 7회 초 마운드에 올랐다. 송 위원은 2008년까진 선발 투수였지만, 2009년부터는 중간 계투로 나섰다. 송 위원이 기대했던 그림은 선발 투수였다. 기록 달성 순간을 멋있게 보내고 싶었다. 최소한 패전조 투입은 아니었다. 물론 감독은 팀 승리를 최우선에 두고 결정을 해야 한다. 송 위원도 잘 알고 있다. 그는 "꼭 내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노장들이 초라하게 사라진 경우가 많았다. 이종범이나 양준혁도 그랬다. 물론 최태원도 마찬가지다. 그런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다시 지도자로 돌아간다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 고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6.05.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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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붐에 찬물끼얹는 스포츠투아이의 횡포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공식기록대행업체인 (주)스포츠투아이가 개인 야구팬이 운영하는 기록사이트의 운영에 제동을 걸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사이트는 비영리로 운영된다. 스포츠투아이는 KBO 자회사인 KBOP와 프로야구 기록을 관리하면서 기록 관련 수익사업을 하는 계약을 맺고 있다. 스포츠투아이는 구단·신문·방송 등에 기록을 판매하며 KBOP에는 매년 1억원 가량을 수익배분금으로 지급한다. 하지만 일반 팬에게 공개되는 기록은 질과 양에서 미흡하다. 이때문에 수 년 전부터 개인이 운영하는 사이트가 생겨 방대한 야구 기록을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논란은 한 인터뷰에서 시작됐다. 김봉준 스포츠투아이 이사는 15일 모 매체와 인터뷰에서 "일부 개인이 스포츠투아이가 서비스하는 문자중계를 수집해 사용하고 있다. 적절하고도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 직후 한 개인 기록사이트는 폐쇄됐다. 스포츠투아이는 문자중계 시스템이 자사 비용을 들여 개발한 것이므로 무단 사용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에는 아직 스포츠 기록에 대한 판례가 없다. 2007년 미국에선 판타지게임 관련 소송에서 "메이저리그는 기록에 대한 저작권을 갖지 않는다"는 판례가 나왔다. 국내 저작권법에도 '단순한 사실의 전달'에는 저작권이 없다. 법적인 문제를 떠나 KBO 공식 기록업체가 비영리 개인 사이트 운영을 가로막는다는 건 독점 업체의 횡포로 비칠 소지가 있다. 개인기록 사이트 '아이스탯'을 운영하는 김범수씨는 "과거 스포츠투아이에 기록 열람을 요청한 적이 있다. 수천만원을 요구했다. 그래서 직접 기록실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KBO는 여러 수익 사업에 대해 "당장 수익을 늘리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야구팬을 늘리는 게 목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래서 TV 중계도 특정사 독점보다는 '매일 4경기 중계'를 원칙으로 한다. 일개 개인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대한 어깃장은 야구 기록 대중화에 힘써야할 KBO 공식 기록업체의 자세와는 맞지 않는다. 일반 팬 뿐 아니라 스포츠투아이와 계약 중인 매체 종사자들도 "스포츠투아이에서 제공하는 기록의 질이 개인사이트 기록보다 낫다고 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최민규 기자 didofido@joongang.co.kr최민규 기자 [didofido@joongang.co.kr] 2011.07.1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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